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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해결 공간
청계천에 도착했다. 청계천에 내린 우리를 맞이한건 더운 여름의 기운이었다. 밤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한여름 밤위 더위는 나에게 굴복하라는 식의 온도를 청계천에 선사하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은 육수를 삐질삐질 흘리면서 청계천의 양쪽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 아메리카노를 마신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마실게 당겼다. 청계전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생수를 샀다. 두 개를 샀다. 항상 혼자 있던 나에겐 두개라는 의미가 익숙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수를 하나 건네주고 우리는 청계천을 걸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청계천의 밤은 로맨틱했다. 로맨틱한 그 정취가 우리의 마음에 어떤 불을 지폈음은 분명했다. 말은 많이하지 않았지만 같이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행복했다. 미소를 머금은 서로의 얼굴을..
Ch4. 연락에서 만남까지 다음날 퇴근시간, 당일은 너무 벅차 연락을 못하고 하루가 지났다.약 반시간 째, 폰을 들고 고민하는 나첫 문장을 뭐라고 할지 몰라 엄청 고민한다.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까?처음 본 순간으로 나는 충분했다. 그녀를 좋아하기에... 뭐라고 해야 나를 좋게 생각할까? 이건 너무 과한가? 너무 약한가?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보면 병신같은 고민을 계속 한다. 그렇게 고민해서 얻은 결론 "안녕하세요" 이 다섯 음절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민했던가진인사 대천명이라고 했다. 고작 다섯 글자 적어 보내고 하늘에 뜻을 맡긴다. 답장이 오지 않는다.아... 어제 남루한 차림이라 연락이 안되는 거구나.나는 뭘 잘못했나? 역시 안되는구나 하는..
사실 나에게 적당한 치킨이라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치킨이라면 사리분별을 못하는 나지만 메뉴는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메뉴보다는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적당한 치킨을 영접했다. 이왕이면 맛나는게 좋겠지만 소개팅에서 먹는 파스타 같은건 식상하다. 그리고 그녀가 제안한 메뉴가 아닌가. 거부할 수 없다. 먼길 오느라 고생 많았어용 오라버니~ 짠너도 일하느라 수고 많았어 광고 모델처럼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킨다.내가 느끼던 갈증은 더위 탓도 있었지만 너일것이었던 그녀에 대한 기다림과 초조함으로 인한 갈증이 더 컸다.얼마만인가? 그녀의 갑작스런 취업으로 우리 사이의 거리는 멀어졌다. 몸만큼 마음도 멀어졌을까?생각보다는 가깝고 또 생각보다는 먼, 그게 ..
첫만남 회사일을 마치고 사직동에 내렸다. 환승하는 곳에서 환승하지 않고 지하철역 밖으로 나왔다. 마음이 산란하다. 마냥 정처없이 걷고 싶어 집과는 반대 방향인 사직동으로 향했다. 초여름 저녁의 기운이 입은 셔츠의 겨드랑이 부분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느릿한 걸음으로 사직에서 교대쪽으로 향하는 코너를 틀 무렵이었다. 이쁘다. 하늘에 있던 천사가 날개가 아파 잠시 지상에 내려온 듯한 외모를 가진 묘령의 여성이 친구와 함께 지나간다. 그녀를 본 순간 나의 걸어갈 경로에 대한 고민은 다른 고민으로 치환된다. 인생은 고민의 변용일 뿐이지 않는가? 일생을 버즈의 노래 제목처럼 겁쟁이로 살아온 내가 고민할 정도의 미모였다. 발이 먼저 움직였다. 그러나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마음 속에서 ..
서울에 왔다.예정에 없던 방문이라 나조차도 당황스러웠다.카톡을 실행하고 즐겨찾기에서 그녀의 프로필을 누른다.카톡 프로필의 원 안에서 상큼하게 미소짓고 있는 그녀의 사진을 한번 흐뭇한 미소로 감상해주고 전화를 건다. 소나기가 내려온다. 내 머리위로 갑자기, 말도 없이 ♪ 그녀가 좋아하는 아이유의 'Rain Drop'이 흘러 나온다. '받아랏'받지 않을까봐 혼자서 별거 없는 응원을 한다.신호음이 울린지 30초 정도 지났다. 초조하다. 오빠받네? 나 고속 버스 터미널이야헐! 진짜 왔네?응 진짜지, 가짜로 올줄 알았어?농담이었는데 올지 몰랐지...돌아간다...?농담이지, 내가 오랬잖아~ 헤헤어디로 갈까나 일 마치려면 조금 남았으니까 우리 회사 앞으로 올래?근처에 맛있는데 있어?응, 치킨집 맛난데 하나 있어 치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