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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해결 공간
주말 새벽, 생각을 조금 비우기 위해 하천 산책을 하다가 너무 걸어서 번화가 근처에 도착했다. 남루한 추리닝에 빨간 바람막이를 입은 채로 동래 번화가로 올라갔다. 시간은 새벽 2시가 조금 넘었다. 스마트폰도 안들고 와서 시간을 몰랐는데 안타깝게도 온천천에 달린 전자시계가 나의 시간 감각을 깨웠다. 어제 밤 내가 본 광경은 부산 아니 한국, 아니 세계 어디에서나 벌어지는 광경이지만 아무 목적없이 나간 관찰자 시점에서 보니 재밌어서 단상을 몇 가지로 정리해봤다. 한발짝 멀어져서 약간 장기 훈수 두는 느낌이랄까? 더 많은 것이 보였다. 1. 어둑한 곳에서의 스킨십계단을 내려오면 바로 앉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거기 앉아 있는 커플들이 많았다. 다들 물고 빨고 하고 있다. 부러우면 지는건데 아무 생각이 없었다...
청계천에 도착했다. 청계천에 내린 우리를 맞이한건 더운 여름의 기운이었다. 밤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한여름 밤위 더위는 나에게 굴복하라는 식의 온도를 청계천에 선사하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은 육수를 삐질삐질 흘리면서 청계천의 양쪽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 아메리카노를 마신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마실게 당겼다. 청계전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생수를 샀다. 두 개를 샀다. 항상 혼자 있던 나에겐 두개라는 의미가 익숙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수를 하나 건네주고 우리는 청계천을 걸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청계천의 밤은 로맨틱했다. 로맨틱한 그 정취가 우리의 마음에 어떤 불을 지폈음은 분명했다. 말은 많이하지 않았지만 같이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행복했다. 미소를 머금은 서로의 얼굴을..
Ch4. 연락에서 만남까지 다음날 퇴근시간, 당일은 너무 벅차 연락을 못하고 하루가 지났다.약 반시간 째, 폰을 들고 고민하는 나첫 문장을 뭐라고 할지 몰라 엄청 고민한다.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까?처음 본 순간으로 나는 충분했다. 그녀를 좋아하기에... 뭐라고 해야 나를 좋게 생각할까? 이건 너무 과한가? 너무 약한가?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보면 병신같은 고민을 계속 한다. 그렇게 고민해서 얻은 결론 "안녕하세요" 이 다섯 음절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민했던가진인사 대천명이라고 했다. 고작 다섯 글자 적어 보내고 하늘에 뜻을 맡긴다. 답장이 오지 않는다.아... 어제 남루한 차림이라 연락이 안되는 거구나.나는 뭘 잘못했나? 역시 안되는구나 하는..
사실 나에게 적당한 치킨이라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치킨이라면 사리분별을 못하는 나지만 메뉴는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메뉴보다는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적당한 치킨을 영접했다. 이왕이면 맛나는게 좋겠지만 소개팅에서 먹는 파스타 같은건 식상하다. 그리고 그녀가 제안한 메뉴가 아닌가. 거부할 수 없다. 먼길 오느라 고생 많았어용 오라버니~ 짠너도 일하느라 수고 많았어 광고 모델처럼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킨다.내가 느끼던 갈증은 더위 탓도 있었지만 너일것이었던 그녀에 대한 기다림과 초조함으로 인한 갈증이 더 컸다.얼마만인가? 그녀의 갑작스런 취업으로 우리 사이의 거리는 멀어졌다. 몸만큼 마음도 멀어졌을까?생각보다는 가깝고 또 생각보다는 먼, 그게 ..
서울에 왔다.예정에 없던 방문이라 나조차도 당황스러웠다.카톡을 실행하고 즐겨찾기에서 그녀의 프로필을 누른다.카톡 프로필의 원 안에서 상큼하게 미소짓고 있는 그녀의 사진을 한번 흐뭇한 미소로 감상해주고 전화를 건다. 소나기가 내려온다. 내 머리위로 갑자기, 말도 없이 ♪ 그녀가 좋아하는 아이유의 'Rain Drop'이 흘러 나온다. '받아랏'받지 않을까봐 혼자서 별거 없는 응원을 한다.신호음이 울린지 30초 정도 지났다. 초조하다. 오빠받네? 나 고속 버스 터미널이야헐! 진짜 왔네?응 진짜지, 가짜로 올줄 알았어?농담이었는데 올지 몰랐지...돌아간다...?농담이지, 내가 오랬잖아~ 헤헤어디로 갈까나 일 마치려면 조금 남았으니까 우리 회사 앞으로 올래?근처에 맛있는데 있어?응, 치킨집 맛난데 하나 있어 치킨..
알람 소리에 일어난다. 회사에 간다. 열심히 일하고 퇴근한다. 집에 오면 8시다. 밥을 먹으면서 미드 오피스를 한편, 아니 두세편 감상한다. 오픽 스터디 녹음을 한다. 글을 적을까 말까 고민한다. 대부분 적지 않고 잔다. 에너지가 부족한 걸 느낀다. 하고 싶지 않은 영어가 끼어있어서일까? 이유를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몇년간 지속적으로 쓰던 블로그 포스팅이 써지지 않는다. 매일 쏟아내던 쓰레기 같은 포스팅에 질려서일까? 제대로 된 걸 만들고 싶다는 이유로 아예 생산을 하지 않는다. 왜 이럴까? 에너지는 한정적인데, 너무 하는 일이 많다. 일들도 하나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지 않단 생각이 든다. 방향이 필요하다. 방향이 같은 에너지는 시너지 효과를 낸다. 그런데, 내 활동은 너무 퍼져있다. 퇴근할 땐 ..
처음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에 대한 글쓰기를 해보려고 한다. 지금까지 고찰 시리즈는 지나치게 관념적이었던 걸 반성한다. 요즘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연애 꼭 해야 하는가?'라는 회의에 휩싸이고 있다. 오랜 첫사랑 후, 적지 않은 횟수의 연애를 했다. 하지만 갈수록 연애에서 느끼는 만족감과 행복감의 강도와 깊이는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나에게 점점 기준이 많이 생긴다는게 이유 중 하나다. 첫사랑을 돌아보면 그저 주위에 있는 사람 중에서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이면 괜찮았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그것도 기적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그런 기적! 오랜기간 동안 나는 그녀만 바라보고 그녀도 나만 바라봤다. 하지만 많은 이별을 겪고나선 이 사람이 내 사람인가 하는 의문을 끊임없이 갖게 된다. ..
연애의 대상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답변은 다를 수 있다. 외모, 사회적 지위, 몸매, 정신적 성숙도, 알 수 없는 매력, 재산(응?) 등등 다양한 답변이 나올 것 같다. 나는 당연하게도 외모를 가장 먼저 적었다. 나는 외모지상주의다. 지금까지 만난 연애의 대상들은 모두 내 스타일을 만나왔다. 현실이 살아가기 힘들고 외롭다고 해서 내 스타일이 아닌 대상과 연애를 한 적은 한번도 없다. 갑자기 이런 주제로 글을 적는 것은 점점 시어머니보다 까다로워져가는 나의 연애 대상 필터링 조건에서 대주주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외모라는 필터 때문이다. EBS 다큐프라임 남과여에서 나온 것처럼 남성에게는 외모가 예선과도 같다. 나도 남성이다. 마찬가지다. 우선 예선을 통과해야, 얘기도 ..
부제 : 짧은 연애,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사랑, 어떻게 지속가능한가? 이 글은 나의 개인적인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장기간의 연애를 경험해봤음에도 불구, 이후의 연애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반 십년이라는 기간에서 더블 6개월, 이후엔 2-3개월이란 짧은 연애의 연속. 이 글은 내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시작됐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고민이 없다면 개인적 고민의 해결로 끝날 것이다. 지속가능한 사랑은 과연 있는건지. 있다면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할지 고민하고 나름의 결론을 내리기 위해 키보드를 두들긴다. 내 개인적 경험과 고민에서 얻어낸 결과물들을 나눠보고자 한다. 시작. 연애가 짧아지는 이유를 먼저 생각해봤다. 상대에 대한 파악이 빨라진다는 것. 연애를 하면서 사람을 거르는 필터가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