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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해결 공간
주말 새벽, 생각을 조금 비우기 위해 하천 산책을 하다가 너무 걸어서 번화가 근처에 도착했다. 남루한 추리닝에 빨간 바람막이를 입은 채로 동래 번화가로 올라갔다. 시간은 새벽 2시가 조금 넘었다. 스마트폰도 안들고 와서 시간을 몰랐는데 안타깝게도 온천천에 달린 전자시계가 나의 시간 감각을 깨웠다. 어제 밤 내가 본 광경은 부산 아니 한국, 아니 세계 어디에서나 벌어지는 광경이지만 아무 목적없이 나간 관찰자 시점에서 보니 재밌어서 단상을 몇 가지로 정리해봤다. 한발짝 멀어져서 약간 장기 훈수 두는 느낌이랄까? 더 많은 것이 보였다. 1. 어둑한 곳에서의 스킨십계단을 내려오면 바로 앉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거기 앉아 있는 커플들이 많았다. 다들 물고 빨고 하고 있다. 부러우면 지는건데 아무 생각이 없었다...
처음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에 대한 글쓰기를 해보려고 한다. 지금까지 고찰 시리즈는 지나치게 관념적이었던 걸 반성한다. 요즘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연애 꼭 해야 하는가?'라는 회의에 휩싸이고 있다. 오랜 첫사랑 후, 적지 않은 횟수의 연애를 했다. 하지만 갈수록 연애에서 느끼는 만족감과 행복감의 강도와 깊이는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나에게 점점 기준이 많이 생긴다는게 이유 중 하나다. 첫사랑을 돌아보면 그저 주위에 있는 사람 중에서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이면 괜찮았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그것도 기적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그런 기적! 오랜기간 동안 나는 그녀만 바라보고 그녀도 나만 바라봤다. 하지만 많은 이별을 겪고나선 이 사람이 내 사람인가 하는 의문을 끊임없이 갖게 된다. ..
본질이란 무엇일까? 현상이나 대상, 행동의 근원으로 들어가보면 있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수적인 것들을 걷어내고 남은 정수 같은게 본질이라고 불리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살다보면 본질이 아닌 것들에 집착하고 있는 우리를 발견한다. 나 역시도 본질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살아온 나날이 너무 많았고, 본질에 대해서 안다 하더라도 비본질에 얽매여서 살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본질에 대한 인식과 의식적인 노력만이 본질적인 삶을 살아갈 기반이 될 것이다. 왜 우리는 본질을 잘 알지 못할까? 비본질적인 것들이 우리를 압도하기 떄문일 것이다. 비본질적인 것들이 실제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회사를 예로 들면 일이 본질이다. 그런데 조직이 거대해지고 복잡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위계질서, 업무절차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