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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서울 (3) 본문

연애 소설

로맨틱 서울 (3)

Promantist 2016. 6. 5. 14:56



사실 나에게 적당한 치킨이라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치킨이라면 사리분별을 못하는 나지만 메뉴는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메뉴보다는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적당한 치킨을 영접했다. 이왕이면 맛나는게 좋겠지만 소개팅에서 먹는 파스타 같은건 식상하다. 그리고 그녀가 제안한 메뉴가 아닌가. 거부할 수 없다. 

먼길 오느라 고생 많았어용 오라버니~ 짠
너도 일하느라 수고 많았어

광고 모델처럼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킨다.
내가 느끼던 갈증은 더위 탓도 있었지만 너일것이었던 그녀에 대한 기다림과 초조함으로 인한 갈증이 더 컸다.
얼마만인가? 그녀의 갑작스런 취업으로 우리 사이의 거리는 멀어졌다. 몸만큼 마음도 멀어졌을까?
생각보다는 가깝고 또 생각보다는 먼, 그게 우리 사이의 거리였다.

Out of mind, out of sight를 철저하게 믿는 나에게는 이어나갈 수 없는 거리와 사이라고 생각했다. 뭐 우리 사이가 아직 뭐인건 아니지만. 김칫국은 별로 안좋아하는데 곧잘 마신다. 

진짜 잘 마신다. 내가 앞에 있어서 더 잘들어가지?
그렇네 술 당기게 만드는 여자 ^^
좋은 의미인거지?
응 너무 좋아서 나빠질 정도로
뭐야 그게
원래 그런거잖아 ㅎㅎ

주위는 시끌했다. 우리의 오른쪽 테이블은 한칸 건너서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둘이 있었고 한명은 자신의 소개팅에서의 남자 얘기를 하고 있었고 친구는 관심있는척 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친구에게 시선을 보내고 있었으나 정신은 딴 데 가 있는 듯이 보였다. 

왼쪽 테이블엔 직장 동료로 보이는 인물들이 있었고 각팀의 상사들이 어떤지 막 씹고 있었다. 그만두네 마네 항상 회사 나오면 하는 얘기라서 별 관심은 안갔다. 부조리가 회사의 당연한 부분이 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려면 힘든다. 문제는 의미가 있는지의 차이일 뿐이다.

다시 우리 테이블로 돌아오면 우린 테이블의 거리만큼만 감정의 거리도 유지하고 있었다. 더 가까워지면 좋겠다 나는 생각했다. 몸이 앞으로 쏠린다. 없어보이지 않을까란 생각도 잠시, 몸은 단렌즈를 단 카메라의 수동 거리줌처럼 앞으로 간다.

화장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 그냥 이쁜 그 여자
나는 이 여자를 보기 위해 먼 길을 왔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내가 답답했다.
나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답답한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왔다. 사랑 앞에선 다를지 알았는데 똑같다.

치킨의 맛이 평소 느끼는 만큼 다가오지 못한다. 그녀를 보는 황홀함이 나의 미각마저 마비시키고 있었다.

광주는 어땠어?
재밌었는데 별로 볼건 없더라. 먹을거 말곤 기억에 남는게 없네

그렇다 나는 광주 여행을 하다 스케줄을 바꿔서 서울로 올라왔다.
부산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으나, 그녀를 보기 위해 머나먼 거리를 왔다.
충동적인 나의 행동에 나조차도 당황스러웠고, 그녀도 아마 당황스러웠을거다. 그냥 해본 말인데 이 남자가 진짜 올라왔으니.

깜빡했다. 반 정도 먹은 치킨 사진을 좀 찍는다.
그녀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배고파서 사진 찍는 것도 까먹었네.
맛있게 나와?
당연하지~ 누가 찍는데
우리도 사진찍자
응?
나 여행중이잖아. 여행은 사진으로 남겨야지
지금?
응 옆으로 좀 가봐

옆으로 순순히 간다.
아 그런데 배경이 별로다.
나중에 찍어야겠다.

그냥 나중에 밖에서 찍자. 배경이 화사한 우리의 미모를 커버해내지 못하네
아 웃겨 ㅋㅋㅋㅋ 알았어. 오빠 은근히 웃긴거 알아?
알아

치킨이 두세조각 남았고, 양반은 남기는 법이라고 말하며 1차를 마무리 했다.
왜냐하면 2차도 가야하니깐

나는 커피 마시면서 좀 걷자고 했고 그녀와 나는 도시의 어둑한 길을 걸었다.
여름의 기운도 한풀 꺾이면서 어스름해진 서울 시내를 우리는 함께 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차가우면서 쌉싸름한 모금이 내 목을 꿀렁꿀렁 타고 지나갔다.

나 청계천 가보고 싶다.
청계천? 거긴  왜 ㅋㅋ
한번도 안가봤어, 가보고 싶어

청계천이 그렇게 분위기가 좋다고 들었다. 처음 가는 청계천을 그녀와 함께 가보고 싶었다.

가자 그럼!

우리의 클래스에 맞게 바로 택시를 탔다.

가는 동안 우리는 시원한 택시 안에서 나의 여행과 그녀의 일에 대해서 조금 더 얘기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는 청계천에 도착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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